내가 대학교 다닐 때 일이다. 친구가 키우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작은 코카스파니엘이고 한 6개월 전후로 추정이 되는 강아지였다. 친구네 집에 자주 모여서 과제도 하고 밥도 해먹고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럴 때 항상 코카스파니엘 강아지가 함께 있었다. 강아지도 애기 때여서 호기심이 엄청 많았고, 우리도 대학생 시절이었기 때문에 철없이 흥만 많았던 때였다. 그러던 중 친구네 집에서 처음으로 술을 마셨었는데 그때 나는 인생에서 술을 처음 먹어본 거였다. 많이 먹진 않았고 소주 반병을 먹은 것 같은데 처음 먹었던 술이라 굉장히 빨리 취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정신이 번뜩 들었던 게 우리가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강아지가 자꾸 상 옆으로 다가와서 무언가를 먹으려고 바둥바둥 대는 거였다. 그러다 친구 한명이 강아지를 혼쭐내준다며 소주를 손에 묻혀서 줬다. 그런데 강아지가 알코올 냄새가 날텐데도 불구하고 다 핥아먹고선 조용히 옆에 가서 앉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뭐라도 주니 먹고 가서 자나보다 하고 있다가 문득 애가 이상해서 보니 숨은 쉬는데 흔들어도 깨지 않는 것이다. 놀란 우리는 당시 네이버 지식인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때였지만 숨도 안쉬고 인터넷 검색을 계속 했다. 그렇지만 우리 같은 경우는 나오지 않았고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눈물이 쏟아졌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행동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동물 중에 강아지를 가장 사랑한다. 그런 내가 친구들의 행동을 방관해서 어린 강아지를 저 상황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에게 치가 떨렸다. 밤 늦은 시간이라 당시에는 24시 동물병원도 거의 없었을 때고 찾는 것도 힘든 때여서 막막했다. 그러던 중에 숨만 쉬고 누워있던 강아지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진짜 놀랐다. 인형같이 누워서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 강아지가 거의 2-30분만에 갑자기 일어나서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니니 말이다. 우리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아찔했던 기억이다. 강아지한테는 술을 분해하는 요소가 없다고 한다. 즉 술을 잘못 먹이면 바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지했던 어린날의 지우고 싶은 기억이지만 그 경험으로 인해서 강아지를 키울 때 나한테는 사소하지만 강아지에게는 엄청나게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 정말 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경험이고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친구들을 말리고 싶다. 그때의 강아지에게 지금이라도 사죄를 하고 싶다. 아주 미량인데도 어린 강아지에게는 너무 치명적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호기심이 생겨서,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서 라는 이유로 자칫 강아지의 생명과 이어질 수 있는 장난이나 행동은 삼가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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